체스 세트를 기부받은 후, 수업 방식에 대한 고민 끝에 온라인 체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수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. 체스 기보를 입력해 동작을 시연하고, 체스 위치 옆에 메모를 작성해, 제 생각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. 온라인 체스 수업을 준비하면서 소프트웨어에서 캐슬링(castling), 엔 파상트(en passant), 프로모션(promotion)과 같은 개념을 다시 한번 살펴봤습니다. 며칠 동안 준비한 체스 동작 레슨(chess movement)을 되뇌어보면서 설명할 내용을 말로 연습한 끝에, 첫 수업에 대한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습니다.
7월 2일, 첫 수업 날 강의실에 들어서자, 어두운 방 흰 벽에 대형 디지털 체스판을 투사하는 프로젝터의 밝은 빛에 눈이 부셨습니다. 이로 인해 시야가 다소 흐려져 학생들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. 교실 주변을 둘러보니, 당황한 제 기분을 알아차린 듯 어린 남자아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. 떨리는 손가락을 감추기 위해 왼쪽 주머니에 손을 넣고, 준비해 온 수업 자료를 살펴보며 설명을 시작했습니다. 많은 학생과 봉사자가 제 체스 수업을 들으며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손바닥에 땀이 찼습니다. 스크린 앞에 서 있다 보니, 실수로 교실 오른쪽에 앉은 아이들의 시야를 가리기도 했고, 학생들을 바라보는 대신 벽을 보며 말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. 다음 레슨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트북을 둔 교실 뒤로, 왔다 갔다를 반복하며 트랙패드를 만지작거리기도 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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